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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무엇일까

월터리 2024. 9. 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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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30

2024년 9월 29일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최근 요양원에서 병원에 들어가시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들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
죽음은 늘 이렇게 예고가 없고 아무리 마주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할머니 무릎에 앉아 이쁨받던 지가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할머니의 모습은 더 이상 뵐 수 없고
움직이지 않은 영정사진의 모습으로만 남았을 뿐이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척들과도 거의 10년만에 다시 뵈었다.
오는 길에 또 장례식장에서 다투는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왔지만

10년만에 뵙는 그분들은 너무나 순식간에 나이가 드시고 약해져 있으셔서 더 이상 싸울 의지도, 힘도 없어 보이셨다.

오전에는 입관식을 마치고 왔다.
요양원에 계셨던 할머니는 마르고 여위셨지만 표정만은 살아있었는데 염을 마치고 수의를 입고 계신 할머니는 하얗고 고운 피부에 너무나 차분한 표정이셨다.

언젠간 옆에 계신 고모, 고모부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누워계실 때가 있겠지.
언젠간 나의 부모님도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누워계실 때가 있겠지.
언젠간 나도 나의 가족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누워있을 때가 있겠지.

결국 이렇게 죽고 한줌의 재가 될 건데 뭘 이렇게 아웅다웅 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뭘 그렇게 말 한마디에 연연해하며 다투고 관계가 틀어졌나 싶다.
인생에 대한 허무주의와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는 마음이 서로 다툰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우리는 살아가는 것일까.
할머니를 기리며 할머니를 통해서 인생이란 무엇일까 계속 되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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