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주지 말자.

`24.06.17

 

한국 드라마에서 결혼한 부부가 시부모댁에 방문했을 때 발생하는 고전적으로 불편한 상황이 있다.

시어머니가 부부자식들을 위해 온갖 반찬들을 싸서 가지고 가게 하는 것이다.

부부는 웃으면서 받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부인은 짜증섞인 말을 내뱉는다.

"어머님은 저번에 주신 것도 다 못먹었는데 또 주셨네. 저걸 또 언제 다 먹어치워."

그 말을 들은 남편은 서운해서 부인과 언성을 높이며 싸운다.

 

우리는 남을 위한다는 마음에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줄 때가 있다.

자식이라서, 친구라서, 동창이라서, 동료라서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도움을 준다.

그런데 정작 받는 사람은 '그 먹어치우기 어려운 반찬'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그냥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그 무언가쯤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부모님에게 받는 물질적, 정서적 지원을 나도 모르게 당연시여길 때가 있다.

말로는 고맙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게까지 고맙지는 않은 것이다.

핵심은 상대가 도와달라고 말하기 전에 도와줬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편이다.

겉으로는 친한 척 할 수 있지만 실제 내 마음속에서 '내 편'이라고 인식되기가 매우 어렵고 소수다.

그래서 내 주변에는 얕고 넓은 지인들이 대다수다.

그러다 아주 소수 한, 두 명이 내 인맥의 울타리를 넘어 들어올 때가 있다.

'내 편'이 된 그 사람들에게 나는 그들이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며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원을 동원해서 돕곤 했다.

그런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들도 당연히 여기는 모습, 감사할 필요를 못느끼는 모습들을 여러번 목격했다.

말은 못했지만 혼자서 서운함을 삭혀왔다.

 

그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결국 나의 마음만 고통스러울 뿐이니,

내가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아 내가 준 도움들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챙겨준 그 반찬들은 아니었을까.

나는 선한 의도로 했더라도 상대방은 감사하게 느낄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니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평생 주변사람들을 돕지 않으면서 살 것인가?

아니다. 나는 오지랖이 넓어서 그건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장치는 걸어둘려고 한다.

상대가 도움이 필요하다가고 직접적으로 말할 때, 그 때만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한다.

또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매일 매일 조용히 쌓아 나갈 것이다.

 

 

 

 

In Korean dramas, there's a cliché uncomfortable situation that arises when a married couple visits the husband's parents' home.

The mother-in-law packs various side dishes for the couple to take home.

The couple accepts them with a smile, but on the way back, the wife mutters in frustration.

"She gave us more side dishes even though we haven't finished the ones from last time.

When are we going to eat all of this?"

Hearing this, the husband feels hurt and they end up arguing.

 

We often extend a helping hand out of a desire to support others.

Because they are our children, friends, classmates, or colleagues, we offer help even when it's not requested.

However, the person receiving the help might see it as just another burdensome side dish.

Or they might simply take it for granted.

The key is that I offered help before they even asked for it.

 

I tend to be cautious about relationships.

I may appear friendly on the outside, but it's very difficult for someone to be truly considered "on my side."

As a result, most of my connections are shallow and wide.

But occasionally, one or two people cross into my inner circle.

For those who become "on my side," I sincerely wish them well and mobilize all the resources I can offer to help them.

 

However, over time, I've witnessed them taking my help for granted or not feeling the need to be grateful.

I couldn't say anything but harbored feelings of disappointment.

I've blamed them, but it only caused my own heartache, so I decided to change my mindset.

Perhaps the help I offered was like the side dishes the mother-in-law prepared for her daughter-in-law.

Even if I had good intentions, maybe they didn't feel the need to be grateful.

Thinking from their perspective, I could understand it a little better.

 

So, does this mean I'll never help others again?

No. I'm too nosy to do that.

But I will set some boundaries.

I will only extend a helping hand when someone directly asks for help.

And I will quietly continue to build my capacity to help others whenever needed.